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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시민교육이 희망이다

장연주 2019-10-08 조회수 790

시민교육이 희망이다

김명숙 사회적기업 나비문고 대표  / 기사승인 : 2019-08-14 11:42:42



서평

한국 민주시민교육의 철학과 실천모델


 

 

 

 

1987년 6월, 독재 타도를 외치며 민주주의를 갈망했던 사람들, 이제 50~70대가 된 이들이 촛불 혁명의 감격을 나누기 위해 2017년 6월에 모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뭔가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자고 마음을 모았고 2018년 4월 ‘6월의울산사람들’이라는 단체를 결성했습니다. 이 단체는 울산의 민주화운동 관련 역사를 정리/기념하고 민주시민교육사업을 하며 이후 지역 여러 단체와 연대해 울산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같은 조직을 결성키로 했습니다.


‘6월의울산사람들’이 결성되자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기뻐하며 전국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 회의 참관을 요청했습니다. 제가 연대사업을 담당하게 돼 참관했습니다. 이 회의에 참가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놀랐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많은 민주시민교육사업이 진행되고 있었고 8개 광역시, 21개 기초자치단체에 민주시민교육조례가 제정돼 있었습니다. 20개 지역에서 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가 창립돼 있었고요. 그리고 더 놀라웠던 일은 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에서 정치적 입장이 너무 다른, 그래서 서로 만나지도 않았던 보수적인 시민단체(새마을운동본부, 바르게살기운동본부 등)와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토론을 추진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소통하는 문화를 개척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전국 상황에 힘입어 올 2월에 8개 단체가 모여 울산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준)을 설립하고 민주시민교육 연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 활동을 하면서 두 권의 책을 만났습니다. 첫 번째 만난 책이 <보이텔스바흐 합의와 민주시민교육>이고 두 번째 만난 책이 오늘 소개하려는 <시민교육이 희망이다>입니다.
전국회의에서 ‘독일의 보이텔스바흐 합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전혀 몰랐던 분야라 이 책을 먼저 읽었는데 <시민교육이 희망이다>를 읽고 나니 이 책을 먼저 읽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 장은주는 가까이 있는 영산대학교 철학교수입니다. 그는 2012년 박근혜 씨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술 마시며 방황했다고 합니다. 그 시기 우연히 식당에서 박근혜 지지자가 문재인 후보에게 몰표 준 호남을 조롱하는 것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때 그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이느라 고생하다 문득 ‘저분들이 언제 민주주의를 배웠는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날부터 ‘시민교육’이라는 화두를 가지게 됐다고 합니다. 


명색이 정치철학자라면서도 그 이전에는 단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은 주제였다고 고백을 합니다. 민주주의를 올바르게 배우지 못한 사람이 민주주의를 제대로 실천할 수 없겠다는 단순한 진실에 대한 자각이 저자를 완전히 흔들어 놓았고 그때부터 연구를 시작합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경기도교육연구원과 인연이 닿아 2013년 9월부터 2년간 선임연구원으로 일하면서 민주시민교육에 대해 연구합니다. 그 후 영산대학으로 돌아와 계속 심화연구를 해 2017년 2월에 책 <시민교육이 희망이다>를 펴냈습니다. 

 


민주시민교육의 철학과 실천원칙, 모범 사례를 담고 있는 이 책은 ‘철학적 교양서’로서 민주시민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이해를 호소하는 데 그 목적을 두었기에 쉽게 잘 읽힙니다.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능력지상주의(메리토크라시)와 민주주의입니다. 이 두 키워드를 중심으로 심각한 현실을 진단하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나가자고 강력히 호소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능력지상주의(메리토크라시)가 가장 강력한 지배이데올로기인데 이 이념이 민주주의를 어떻게 파괴하고 있는지를 세세하게 살펴봅니다. 능력지상주의는 유교적 입신양명주의 문화와 결합해 치열한 입시경쟁과 시장경쟁을 당연한 것으로 수용하고 그 승자에게 과도한 보상을 안겨줌으로써 경제적 양극화와 함께 ‘자존감 없는 자아들의 폐허와 모욕 사회’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에 이 능력지상주의를 넘어서야 민주사회가 가능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메리토크라시의 헤게모니를 깨트려야 한다. 이것을 극복하지 않으면 헬조선의 극복 같은 일은 꿈도 꾸지 못할 것이다. 세월호 대참사 같은 일도 끊임없이 반복될 테고, 우리 청년들은 계속 벌레가 되고 괴물이 될 것이다. 그 많은 수의 시민들이 추운 겨울에 촛불을 밝히면서 소망했던 제대로 된 민주공화국의 건설과 유지도 불가능할 것이다. 능력지상주의 이념과 그 병리적 귀결은 모든 구성원의 평등한 존엄성에 대한 인정에서 출발하는 민주공화국의 이념을 정면으로 부정하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울산저널i]
http://www.usjournal.kr/news/newsview.php?ncode=106558093511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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