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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5일 울산광역시교육청에서 상영된 다큐 영화 <알바트로스>를 봤습니다. 이날 알바트로스라는 새를 알게 됐습니다. 날개가 4미터나 되고 한번 비행할 때 1만6000킬로미터를 나는 새, 믿기지 않는 전설적인 새가 실존한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그 새의 순박한 모습, 다정한 모습 그리고 당당하고 단호한 삶의 태도에 반했습니다. 이 멋진 알바트로스의 모습을 잘 보여준 크리스 조던이라는 아름다운 영혼의 예술가, 환경운동가를 이날 알게 됐습니다.
미국의 군사기지가 있었던 미드웨이섬, 콘크리트 구조물 등 군사기지의 흔적이 흉물스럽게 굳건히 서 있는 그곳에도 아름다운 자연은 살아있습니다. 그 섬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짝을 만나고 알을 낳고 새끼를 키워 가는 알바트로스의 일생이 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 인디고 서원 |
이 다큐 영화 제작에 8년의 공을 들인 감독 크리스 조던은 알바트로스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려고 노력합니다. 그들의 친구가 돼 함께 호흡했습니다. 긴 시간 함께 하며 그들의 경외로운 삶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의 고통에 동참하게 됩니다. 크리스 조던 감독은 처음 시작할 때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고백합니다. 자신이 알바트로스를 사랑하게 될 줄, 알바트로스가 자신을 변하게 할 줄.
이 영화는 시작할 때부터 플라스틱을 먹고 죽은 알바트로스를 보게 하고 끝부분에는 알바트로스가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게 합니다. 이 영화를 보는 것은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고통보다 더 큰 아름다움으로 감동을 주는 영화입니다. 그래서 고통이 배가되고 그 고통의 울림으로 나와 우리를 성찰하도록 온몸을 흔들어버립니다. 알바트로스의 죽음은 바로 나의, 우리 인간들의 죄악이기 때문에 외면하기 어렵습니다.
이 영화를 본 다음 날부터 알바트로스에 대해 자료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본 알바트로스에 대한 책은 없었기 때문에 이 영화 내용을 책으로 펴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다큐 영화 보급사로 자료에 대해 문의했더니 이 책을 소개해 줬습니다.
이 책 1부를 통해 알바트로스 영화 내용은 파악할 수 있으나 영화가 주는 감동을 만날 수는 없습니다. 대개 책을 보고 영화를 보면 실망하게 되는데 이 경우는 다릅니다. 영화의 감동이 압도적입니다. 영화의 내용은 담았지만 무수한 동영상들을 다 담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2, 3부를 통해 무소유 정신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예술가 크리스 조던을 깊이 만날 수 있습니다. 가난한 그가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는지, 그가 무엇을 걱정하며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영화를 먼저 보고 이 책 읽기를 추천합니다.
나비문고는 2020년 한해 꾸준히 이 책을 알리고, 알바트로스 영화 상영회를 추진하며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2월 25일 오전 10시 북구 엠코가운누리작은도서관에서, 오후 6시 30분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알바트로스 무료 상영회가 열립니다. 못 보신 분들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저의 미래가 두렵습니다. 아무도 내 예술작품을 좋아하지 않고 돈을 많이 벌지 못해서 두렵습니다. 길바닥에 나앉은 노숙자가 될 수도 있죠. 정말 겁납니다. 하지만 저에게 그것보다 수천 배는 훨씬 더 두려운 것이 있습니다. 예술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죠. 저만의 삶을 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식으로든 우리 삶에 두려움은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온전한 나의 삶을 살기 위해서 스스로가 어떤 위험을 어떻게 감수할 것이냐는 겁니다. 내 삶의 주인이 되는 용기를 기꺼이 내시기 바랍니다. 삶이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있도록.”-크리스 조던
김명숙 사회적기업 나비문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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